기사제목 간판은 식당 얼굴, 무시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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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은 식당 얼굴, 무시하면 낭패

기사입력 2017.10.02 19:40  |  조회수 : 7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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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의 역사는 서양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간판의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본격화된 것은 1920년대부터다. 음식점에서 간판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첫번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실내를 예쁘게 꾸몄다고 하더라도 외부 사인에서 고객흡인력이 떨어진다면 그 인테리어는 빛을 발하기 힘들다.

인테리어업체로부터 공사견적을 받아보면 늘 간판 등 사인공사는 별도로 진행된다. 그도 그럴 것이 초보창업자들은 간판공사는 인테리어업체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인은 엄연히 인테리어와는 다른 독립 분야다. 턴키방식으로 인테리어업체와 모든 공사계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인테리어업체에서는 다시 사인업체에 하청공사를 통해 간판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간판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실패하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남양주 북한강변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북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탁월한 입지에 부지를 매입해 70평 규모의 대형 레스토랑을 신축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출입문 하나에도 유럽의 거대한 성곽 문을 연상시킬 정도로 실내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이뿐만 아니다. 외부 조경공사에만 수억원을 투자했다. 분위기 및 시설경쟁력으로 따지자면 북한강변 일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였다. 하지만 매출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 한달 전기세만 2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레스토랑의 하루 매출액은 50만원을 넘기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시설경쟁력은 말할 것도 없고 맛과 분위기 홍보마케팅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특히 영화 촬영 장소로도 알려진 레스토랑이어서 얼핏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매출부진의 결정적 문제점은 단골고객만 찾아오는 레스토랑이라는 것이었다. 즉 신규고객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분위기에 걸맞게 객단가가 높은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단골고객마저도 자주 찾기에는 부담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그렇다면 신규고객 창출이 활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 사인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은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서 도로변 진입로에 지주간판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이 레스토랑의 진입로는 본 건물과 50m 정도 떨어져 있다. 때문에 차량통행이 빈번한 국도 변에서는 이 레스토랑의 실내분위기를 전혀 감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인에서 내부 경쟁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지주간판에는 레스토랑 풍경사진 한 장에다 외국어로 된 레스토랑 이름만이 달랑 새겨져 있다. 차량고객 입장에서 본다면 외국어로 표기된 레스토랑 이름만 보고는 그곳이 강변을 바라볼 수 있는 분위기가 좋은 곳이지, 어떤 음식을 잘하는 레스토랑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더욱이 진입로 전봇대 곳곳에 유도간판을 설치했으나 이 역시 외국어 상호만 붙여놓았기 때문에 고객유입력을 높이는 데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거대한 자금을 투자한 레스토랑도 간판에 별 신경을 쓰지 못한 결과가 커다란 실패로 끝난 대표적 사례다.

 

경기도 국도 변의 30평 음식점도 마찬가지 사례다. 도로변 코너점포로서 가시성과 접근성은 아주 좋은 매장이다. 국도 변의 소형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점포 앞 주차공간까지 확보해 경쟁력 있는 음식점이었다. 문제는 하루 매출액이 10만~2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원인진단에 나섰다. 크게 두 가지 실패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는 메뉴 구성의 문제점이다. 국도 변 차량고객이 주 고객층인 음식점인데도 불구하고 메인요리는 숯불갈비와 삼겹살, 낙지전골이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고객층의 눈높이를 생각하지 않은 메뉴 구성의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식사메뉴가 메인으로 부각돼야 하는 입지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결정적 문제는 역시 간판과 상호의 문제다. 이 매장에는 2개의 전면 간판이 붙여져 있다. 코너 매장이기 때문에 한쪽에만 간판을 달았다가 이후 다른 한쪽에도 간판을 붙인 경우다. 코너 입지를 충분히 살려서 ‘L’자 형태의 가시성 높은 간판을 붙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투자비용을 아껴야 한다는 상황 때문에 한쪽만 붙였다가 이후에 다른 쪽 간판을 설치했다. 더욱이 처음 설치했던 간판 바탕색깔은 빨간색인데, 나중에 설치한 간판 바탕색깔은 노란색이다. 간판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차량고객이 얼핏 보기에는 서로 다른 두 곳의 음식점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욱이 간판 디자인을 살펴보면 상호만 ‘맛고을’이라고 크게 새겨져 있고 작은 글씨로 숯불갈비, 삼겹살이라는 메뉴가 보인다. 차량고객의 입장에서 ‘맛고을’이라는 상호만 보고 이 매장의 전문 메뉴를 알아내기란 불가능하다.

 

창업비용을 줄여서 창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꼭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제대로 갖추고 창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다름 아닌 간판 및 익스테리어 부분이다. 대부분 초보창업자의 경우 실내환경 및 인테리어에는 상당히 신경을 쓰는 반면, 정작 중요한 외부 전면간판, 돌출간판, 점포 외장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사례를 종종 본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신규고객이라면 점포 외관에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무슨 음식을 잘하는 집인지, 비싼 집인지 저렴한 집인지, 들어갈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첫번째 판단은 간판 및 외장 경쟁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창업지수를 표현한다면 간판 및 외장 경쟁력이 갖는 볼륨이 최소 30% 이상은 차지한다. 특히 외장의 첫번째 가시적 요소인 사인경쟁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간판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서 부착해 놓아도 고객들은 절로 늘어날 수 있다. 물론 메인 상품을 부각할 수 있는 상호 짓기(브랜드 네이밍), 경쟁력 있는 간판디자인이 수반돼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디자인 또한 대기업처럼 수억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전문 디자인회사에 맡길 필요도 없다. 미술대학 다니는 학생들에게 디자인 외주만 맡겨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구할 수 있다. 창업자들에게 간판의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김상훈·스타트비즈니스 소장. 자료원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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